[IPO챗] 노브랜드 이상규 대표 "디자인이 끌고 품질이 받쳐주는 회사"

입력 2024-04-29 06:05  

[IPO챗] 노브랜드 이상규 대표 "디자인이 끌고 품질이 받쳐주는 회사"
갭·H&M·리바이스·타깃·월마트 등에 수출하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
"코로나 이후 패션 관심 높아져 더 많은 투자 필요…5월 코스닥 상장 목표"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사실 저희가 수출을 주로 하는 기업이라 일반인에게는 다양한 아이템을 취급하는 이마트의 노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을 수는 있겠죠. 그래도 덕분에 홍보 효과를 보기는 한 것 같긴 하네요. 하하."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패션 플랫폼 기업 노브랜드의 이상규 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No Brand)'와 헷갈리는 사람들 많지 않느냐는 말에 이미 익숙한 질문인 듯 유쾌하게 웃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노브랜드의 영문 표기는 'Nobland'로, 고귀하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노블(Noble)과 땅을 뜻하는 랜드(Land)의 합성어다.
고귀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창업주 김기홍 회장이 1994년 회사를 만들 당시 이같이 작명했다고 한다. 노브랜드라는 상호의 한글 표기 원조는 이 회사인 셈이다.
노브랜드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의류 제품을 디자인해 수출하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다.
제품 기획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주문자의 요구에 맞게 상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이나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하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과는 차별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노브랜드는) 단순 납품이 아니라 패션 트렌드부터 분석해서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한다"며 "스타일과 소재, 색상 선택까지 도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 출시 계획을 묻자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의 장점은 재고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라며 "창업주가 아직은 현업에 충실해하고 싶어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사 디자이너들이 매년 초에 다음 연도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에서 열리는 섬유 박람회에 직접 가서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우리 디자이너들의 보고에 따르면 올해 여름 유행할 색상은 두 가지로, 하나는 크림색과 샌드 베이지(Sand Beige)이고, 다른 하나는 흰색과 푸른색의 산뜻한 색상입니다. 이를 주된 색상으로 하면서 레몬 빛 노란색과 라벤더 핑크가 포인트 색상으로 된 의상이 소비자의 선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획 능력까지 보유한 만큼 다양한 고객사와 협력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타깃, 월마트 등 리테일러 브랜드부터 갭, H&M, 리바이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의류 제품을 디자인해 수출한다.
고객사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갭이 29.9%로 가장 크다.
고객사의 요청 사항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브랜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생산 인프라를 두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CAPA)은 편물의 경우 3천420만 건(pcs), 직물은 1천30만 건, 샘플 10만 건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에 대한 제한 조처가 해제되고 패션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형성돼 생산 시설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출 지역인 북미의 의류 수입 규모는 2022년 기준 1천994억달러(약 274조원)로 전년(1천711억달러) 대비 16.5% 늘었다.
이에 노브랜드도 2022년 매출이 별도 기준 5천559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하면서 자사 기준 최고의 경영 성과를 냈다. 다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4천534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3분기까지 78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매출이 줄었지만, 올해는 1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2022년도에 준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고객사가 다양한 만큼 맞춤형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디자인 플랫폼 시스템'도 구축 중인 만큼 자본이 필요하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를 위해 노브랜드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8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승인을 통지 받았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120만 주로, 희망가는 8천700∼1만1천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104억∼132억원이다. 예상 시가 총액은 712억∼901억원이다.
일각에서는 '몸값'이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노브랜드는 디자인이 견인하고 품질이 받쳐주는 회사"라며 "디자인에 노력을 많이 기울여 입지를 더욱더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특수 관계인 및 이해 관계자 부의 이전 거래 위험'에 대해서는 "과거 체계화되지 못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면서 "IPO를 추진하면서 내부 통제 관리를 하기 위해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했고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브랜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청약 예정일은 다음 달 13∼14일 진행되며, 상장 예정일은 5월 24일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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