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분야 지배 의지와 함께 성장 촉진·일자리 창출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은 현재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보다 훨씬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와 중국 자동차 업계 단체인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연간 약 4천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약 2천200만 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물론 중국 내 경쟁 업체들 사이에 가혹하다고 할 정도의 중국 내 가격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에서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과잉 생산 물량이 밀려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오랫동안 자동차 과잉 생산의 역사가 있으며, 현재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차량을 제조하고 있다.
생산 물량을 자국 내에서 다 소화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는 심지어 한번 파산했던 기업까지 되살릴 정도로 업체들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보존하며 글로벌 전기 차 분야에서 중국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조업체들마저 계속 생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전기차 분야를 지배하고 싶은 산업으로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을 강조하고 있다.
또 많은 지방 정부는 자동차 제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발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 장려는 이들 업체에 대한 보조금 형태로도 나타나고, 세계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이달 보고서를 보면, 중국 정부의 지원책으로는 시장 금리보다 낮은 대출과 함께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한 철강 및 배터리 가격의 할인도 포함된다.
연구소는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BYD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 직접 보조금으로 약 35억 달러(4조8천억 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포함하는 신에너지차 부문 보조금으로 약 1천730억 달러(239조 원)를 지출했다.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전기차로 옮겨가는 가운데, 내연기관 차의 공급 과잉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너무 많은 회사가 경쟁하는 전기차 부문도 뒤지지 않는다.
상하이의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자동차 컨설턴트인 스티븐 다이어는 지난해 중국에서는 123개 브랜드가 최소 한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불과 3년 만에 거의 5배로 증가해 지난해에 약 500만 대에 이르렀다. 지난해 수출의 4분의 3은 내연기관차로 상당수가 러시아로 향했지만, 해외 수출 전기차도 늘고 있다.
중국 관리들은 자국 자동차산업 정책에 대한 비판은 불공평하며 중국 차는 혁신적이고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며, 많은 자동차 산업 전문가와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 임원들도 같은 의견이라고 WSJ은 전했다.
미국도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정부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다.
WSJ은 중국의 내수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중국 자동차 산업이 확장세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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