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는 이미 연저점 대비 29% 넘게 올라…연초 부진 털어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 속에 연초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이어가던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가 29일 장중 연저점 대비 20% 넘게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2.15% 상승한 18,031.16을 기록했고, 일부 조정을 거쳐 한국시간 오후 3시 24분 기준 17,794.72에 거래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와 외국인 자금 이탈, 대규모 부양책 부재에 따른 실망감 속에 항셍지수는 지난 1월 22일 장중 14,794.16까지 떨어진 바 있는데 장중 기준으로 저점 대비 21.8%나 오른 것이다.
항셍지수는 지난주에만 약 8.8% 상승했으며 이번 달 상승률은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전 세계 90여개 지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전 거래일까지 20일 연속 홍콩 주식을 매입한 상태다.
항셍지수가 이날 종가 기준으로도 저점 대비 20% 오를 경우 기술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하게 된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이미 이날 장중 연저점 대비 29% 넘게 올랐고, 중국 본토의 선전성분지수도 연저점 대비 27%가량 상승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각각 이날 장중 연저점 대비 18%, 17%가량 오르며 기술적 강세장을 앞둔 상태다.
CSI 300 지수는 2월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더 하락하며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바 있는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는 부동산 관련주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으며, 관푸자산관리의 장하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부동산 관련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 전략가들은 최근 범중국 증시 강세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재배분 흐름, 중국 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등에 따른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위험 선호 심리에 대한 신중론이 여전할 경우 중국 증시가 계속 상대적으로 더 나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4.8%를 넘어선 점을 비롯해 일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호조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홍콩 증시와 관련해 주가 급등에서 소외될까 봐 두려워하는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형성되고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킹스턴증권의 디키 웡은 "항셍지수가 주요 저항선인 250일 이동평균선을 성공적으로 돌파했다"면서 2분기에 18,3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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