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무한한 상상력으로 '유죄' 식별해 성급한 결론 내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부르키나파소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량학살했다는 인권단체의 보고서에 대해 군정이 근거가 없다며 부인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정 대변인 장 에마뉘엘 우에드라오고 문화공보부 장관은 전날 밤 성명에서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이런 무책임한 비난을 강력히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노딘과 소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 조사중"이라면서도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유죄'를 식별해 성급히 결론내렸다"고 주장했다.
HRW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부르키나파소 정부군이 2월 25일 북부의 노딘, 소로 마을을 공격해 어린이 56명을 포함한 주민 223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후 부르키나파소에서 군대가 자행한 최악의 민간인 학살 중 하나"라며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이 조사관을 파견해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부르키나파소 군정은 이튿날 이 보고서 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로 BBC와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라디오 방송 송출을 2주간 정지한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르몽드, 가디언 등 일부 서방 언론 매체의 현지 지국 운영을 무기한 중단시켰다.
서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의 심장부에 있는 부르키나파소는 영토의 40%가 정부의 통제 밖이어서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이슬람 급진세력과 연계된 지하디스트의 준동이 2015년부터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약 2만명이 숨지고 200만명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2022년 두 차례의 쿠데타 끝에 9월 이브라힘 트라오레를 수반으로 하는 군사정부가 폭력 사태를 막겠다며 권력을 장악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정부군의 인권 침해 의혹도 종종 제기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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