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과 연정 종료후 불신임 위기…28일내 새수반 선출해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훔자 유사프(39)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취임 1년여 만인 29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유사프 수반은 자신의 뒤를 이을 집권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차기 대표 및 자치정부 수반이 선출되는 대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유사프 수반은 친독립 성향의 SNP와 연정을 구성한 좌파 성향 스코틀랜드 녹색당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 25일 연정 합의 종료를 발표했다.
이후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스코틀랜드 보수당과 스코틀랜드 노동당이 각각 발의한 두 차례 신임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있었으나 신임을 위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SNP의 의석 수는 63석으로 과반에서 2석 모자라며, 보수당은 31석, 노동당은 22석, 녹색당은 7석이다.
남아시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무슬림인 유사프 수반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첫 유색인종 수반이자 영국 정당의 첫 무슬림 대표라는 기록을 세웠으나 1년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SNP는 지난 17년간 스코틀랜드에서 집권해 왔으나 지난해 당 재정 유용 의혹 스캔들과 니컬라 스터전 수반의 사임, 올해부터 시행된 성소수자 혐오범죄법 논란 등으로 인기가 하락했다.
이번 달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올해 영국 총선 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스코틀랜드 지역구에서 노동당에 대한 지지율이 SNP를 10년 만에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 하원에서 SNP는 스코틀랜드 59석 중 43석을 차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28일 안에 새 수반을 선출하거나 총선을 치러야 한다.
노동당은 SNP가 대중의 의사를 묻지 않은 신임 수반을 세우기보다는 조기 총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차기 SNP 대표로는 존 스위니 전 부수반, 지난해 경선에서 유사프 수반과 경쟁했던 케이트 포브스 의원, 스티븐 플린 영국 하원 원내대표, 닐 그레이 보건장관, 제니 길루스 교육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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