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협상 중 '팔레스타인 국가' 비전 강조
'협상 힘 실어줘'…중재국 이집트·카타르 정상 연쇄통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집트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이날 엘시시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 진전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대통령은 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역내 안보와 평화·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두 국가 해법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이집트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인정, 각기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게 한다는 평화구상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국가들은 미국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비전이 담긴 이 접근법에 대한 확고한 틀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 정권 내에는 팔레스타인 국가수립 개념일 이유로 두 국가 해법을 기피하는 국수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라파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할 위험성에 반대한다는 뜻을 강조하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미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카타르 아미리 디완(카타르 왕궁)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알사니 군주가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영토의 최근 상황과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양국의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카타르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양측의 휴전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서 중재를 해왔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집트와 카타르가 하마스에 휴전협상안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논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제안한 새 협상안 검토에 나서면서 진전을 보이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중재국인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의 새 휴전협상안을 전달받은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표단은 협상안을 논의한 뒤 서면답변을 만들어 돌아오기로 하고 출국했다고 이집트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제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매체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인질-수감자 맞교환이 성사되면 10주간 휴전하면서 보다 장기적인 휴전 방안을 놓고 추가로 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일단 이스라엘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휴전 합의 전망과 관련해 "최근 며칠 동안 대화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 협상안은 제시됐고 그들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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