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로 추적 도구 확대해야"
(서울·베를린=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김계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역내 각종 선거를 앞두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러시아발 허위 정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우려에 관해 조사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기만적 광고, 정치적 콘텐츠와 관련한 메타 플랫폼들의 정책이 디지털서비스법(DSA) 의무를 준수하는지 조사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소식통들은 집행위가 민주적 선거 절차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정치 광고가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것을 막기에는 메타의 개입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한다고 전했다.
다만 선거 관련 허위정보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집행위는 지난해 9월 메타가 제출한 허위 정보 위험 대응 방안과 EU의 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메타 측은 "우리 플랫폼에는 위험을 파악하고 줄이기 위한 절차가 잘 갖춰져 있다"며 조사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행위는 특히 메타가 최근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이터 경로 추적 도구 '크라우드 탱글'과 관련해 "선거철에는 오히려 이런 도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의회와 여러 회원국의 선거를 고려할 때 이 서비스 중단으로 허위정보 추적과 유권자 방해 식별, 팩트체크를 위한 실시간 투명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리티코는 6월 6∼9일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페이스북에서 가짜 계정을 통해 친러시아 서사를 퍼뜨리는 시도가 많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정치인들이 최근 총선 경험을 토대로 유권자들에게 허위 정보에 관해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슬로바키아, 스페인, 핀란드, 에스토니아 선거에서는 투표소에 잉크가 사라지는 펜이 있다는 소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졌다.
EU는 초대형 플랫폼에서 특정 인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연관 있는 콘텐츠가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DSA를 도입했다. 이 법에 따르면 플랫폼이 유해 콘텐츠를 검열할 의무가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EU 내 월평균 이용자수가 4천500만명을 넘는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돼 DSA의 엄격한 규제 대상이다.
메타가 DSA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세계 수익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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