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대학가 반전 시위 격화에 "미국 위선 드러나"

입력 2024-04-30 15:50  

이란, 美대학가 반전 시위 격화에 "미국 위선 드러나"
"겉으론 '표현의 자유' 지지…실상은 지배력 유지에만 매달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이란 당국자들이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 중인 가자 전쟁 반대 시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 대응을 두고 '위선적'이라며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미국 내 반전 시위를 "억압받는 가자 주민들을 지지하는 서방 대학생과 교수들, 엘리트들의 봉기"라고 규정하며 "구타와 체포, 폭력으로도 꺼지지 않는 엄청난 규모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어 "오늘, 가자의 순교자들이 흘리는 순수한 피의 축복 덕분에,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가치도 지키지 않는 서방 문명의 진면목이 세계인들에게 점점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28일 테헤란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최근 미국 대학 내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각성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세계의 생각,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와 미국과 일부 유럽 정부의 지지를 받는 '제노사이드'(인종학살)에 대한 대중의 반감의 깊이"라고 지적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또 "미국 정부는 경찰의 개입을 허용해 학생들의 요구를 폭력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인권에 대한 약속을 사실상 무시하고 이중 잣대를 적용했다"고 비난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전했다.


미국에 대한 이란의 이러한 반응은 지난주 발표된 미 국무부의 최신 인권 보고서에서 이란이 언급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이란에 대해 "올해 들어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인권을 악화시키는 심각한 제약들이 있었다"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정치적 탄압, 마구잡이식 체포와 처형 등을 열거했다.
보고서에는 이란 정부가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헌법에 보장하고 있음에도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심각히 제한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도 들어갔다.
2022년 이란 내에서 확산한 '히잡 시위'를 비롯한 평화 집회를 상대로 이란 당국의 폭력적 대응을 한 것에 대한 비난도 보고서에 담겼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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