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핫플' TP타워 오픈…한지붕 밑에 모이는 대우증권맨들

입력 2024-05-01 06:30  

'여의도 핫플' TP타워 오픈…한지붕 밑에 모이는 대우증권맨들
여의도역 초역세권에 42층 마천루…신한·키움증권·우리종금 등 속속 입주
직장인들 "여의도 최대 관심사…입주 카페·음식점 궁금해"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여의도의 새 랜드마크인 TP타워(옛 사학연금회관)가 최근 재건축 공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면서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P타워에는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039490],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금융사들이 잇달아 입주한다.
우리종금은 지난달 29일 입주해 서울영업부가 업무를 시작했으며,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5∼6월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TP타워는 연면적 14만1천669㎡, 지하 6층∼지상 42층 규모의 오피스로 2020년 10월 착공했다.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5·9호선 1·2번 출구와 맞닿아있는 초역세권 빌딩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크렙TP리츠)의 자산이며, 해당 리츠는 사학연금공단이 지분 약 97%를 소유하고 있다.
코크렙TP리츠 보고서에 공시된 임대차 현황을 보면 임차 기간이 긴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고층·중층부인 23∼41층에 입주하며, 본사 건물 재건축 기간에만 임차하는 키움증권과 키움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키움그룹 계열사는 저층부인 4∼12층에 자리한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증권 일부 부서가 13∼14층에 들어가며,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우리종금은 각각 15∼16층, 20∼22층에 자리를 잡는다.
'건물주'인 사학연금은 꼭대기 층인 42층을 차지한다.
전날 점심시간에 찾은 TP타워 로비는 입주사들을 맞이하느라 청소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본격적인 이사가 시작되진 않아 한산했지만, 한손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든 채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구경하러 온 여의도 직장인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1층 로비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이 빌딩이 여의도 최대의 관심사"라며 "지하 상가에 어떤 카페와 음식점들이 들어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TP타워에 둥지를 트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대우증권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1989년, 1993년 대우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과 인연을 맺었다.
김 사장은 대우증권 기업금융(IB)부장, 기업금융사업본부 주식인수부장 등을 거쳐 메리츠증권 IB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001200] IB사업본부 기업금융파트장, 미래에셋증권[006800] IB 총괄 사장 등을 역임한 '정통 IB맨'이다.
엄 사장은 대우증권 기획실, 영업추진부를 거친 뒤 자기자본투자(PI)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2007년 키움증권에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합류했다.
키움증권에서는 투자운용본부장과 전략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내고 올해 초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증권업 진출을 선언한 우리종금의 남기천 대표이사 역시 대우증권 출신이다.
남 대표는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런던법인장, 파생시장본부장, 고유자산운용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지냈으며 멀티에셋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 대표를 거친 뒤 지난 2월 우리종금 대표로 선임됐다.
우리종금은 온라인 펀드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합병한 뒤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증권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돈다. 과거 대우증권이 '증권사관학교'라는 수식어로 불릴 정도로 탄탄한 맨파워를 자랑하며 숱한 인재들을 배출한 증권사였기 때문이다.
전통적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뿐만 아니라 리서치와 기업금융(IB), 자산관리(WM) 등 전 부문에서 명성을 떨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우증권 출신들의 '끈끈함'이 조직 문화를 저해하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대우증권은 2016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일부 대우증권 출신 업계 임원들은 현재도 단체 채팅방 등에서 소통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이 사라진 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의도 자본시장에서 갖는 파워는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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