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수도 유입으로 토지 수요 증가…"군 용지도 팔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사용하지 않는 농지를 몰수해 피란민 등에게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정은 버려져 2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토지를 법에 따라 몰수해 실제로 경작하는 농민들에게 재분배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얀마 농지법은 허가받은 뒤 6개월 이내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해당 토지를 당국이 몰수할 수 있도록 한다.
미얀마나우는 군정이 몰수한 토지를 피란민에게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 군 장교들은 40∼60제곱피트(3.7∼5.6㎡)당 1천665∼2천380달러(229만∼328만원)에 토지를 판매하고 있다.
미얀마군과 저항군의 교전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도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면서 네피도 인근 토지 수요가 증가했다.
실향민들은 높은 가격에도 필사적으로 토지 구매에 나서고 있다.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이를 알고도 땅을 사 집을 짓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군부가 군용으로 지정했거나 아직 압수하지 않은 토지까지 팔고 있다"고 말했다.
군정은 지난해에도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등에서 토지를 몰수했다.
군사용, 도로·교량·송전탑 건설, 도시개발사업 등 여러 명목으로 토지를 수용해온 군부가 농지법을 내세워 압수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반대 세력을 폭력으로 진압해왔다.
군부와 저항군 간 내전이 격화하면서 미얀마인 다수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유엔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난민이 약 260만명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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