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30일(현지시간) 국경에서 유럽연합(EU)산 농축산 수입품에 대한 실물 검역에 돌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정 발표 3년 만인 지난 1월 31일부터 위생 인증서 등 서류 검사를 시작한 데 이은 2단계 조치다.
BBC 방송에 따르면 실물 검사는 상품군별로 위험 등급을 나눠 진행된다.
생물과 같이 고위험으로 분류된 품목은 더 까다로운 병해충 검사를 받아야 하고, 통조림 육류 같은 저위험 품목은 검사가 필요 없다.
이번 조치에 따라 수입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인 영국 식품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영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영국은 소고기의 22%, 양고기의 21%, 돼지고기의 49%를 수입하며 이중 EU산 비중이 크다. 또한 영국에서 판매되는 꽃의 20%는 네덜란드 등 EU에서 수입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영국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하게 될 비용은 연간 3억3천만 파운드(약 5천700억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업계는 실제 비용이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검역 비용이 추가될 뿐 아니라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의 경우 통관 기간이 길어지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저온유통협회는 이번 조치에 따라 늘어나는 비용이 연 10억 파운드(약 1조7천30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필 플럭 협회장은 스카이뉴스에 "도버항으로 들어오는 식품만 계산해도 10억 파운드이고 전국 항구에 모든 품목을 생각해 보면 훨씬 늘어날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가 물가 상승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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