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EEZ에 진입, 훈련장소 주변 배회…최대규모 훈련에 대응 추정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군·필리핀군이 연례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중국 선박 여러 척이 진입, 훈련 해역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인콰이어러·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중국의 해양조사선 4척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중국 조사선 3척은 필리핀·중국 간 대표적 영유권 분쟁 대상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일대에서 지난달 29일 목격됐으며, 1척은 북부 루손섬의 동쪽 해상에서 관측됐다.
필리핀 해군 대변인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준장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중국 조사선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말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중국 조사선들의 활동은 '발리카탄' 연례 합동훈련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면서 이는 중국이 합동훈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리카탄은 미군·필리핀군 병력 약 1만6천770명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합동훈련으로 지난달 22일 시작돼 오는 10일에 마무리된다.
이번 훈련은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해역을 비롯해 필리핀의 12해리(약 22.2㎞) 영해 바깥 남중국해 해상에서 처음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훈련 장소의 일부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공해에 해당해 이번 훈련은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재차 강조할 기회로 간주된다.
발리카탄 훈련이 시작된 지난달 22일에도 중국의 해경선 3척과 민간인 선박 28척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포착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미국·필리핀·프랑스 해군 함정들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해역에서 합동훈련을 벌이자 중국 해군 군함 2척이 약 4∼5해리(약 7.4∼9.3㎞) 거리까지 접근했다.
트리니다드 준장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의 중국 조사선 3척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필리핀 동쪽 해상에 있던 조사선 1척은 필리핀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에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들이 필리핀 해경선 2척에 물대포 공격을 가해 이 중 1척을 파손시키기도 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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