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 세수 확대 등을 위해 탈세자 수십만명의 휴대전화 사용까지 제한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연방국세청(FBR)은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통신청(PTA)과 모든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지난해 소득세 미납자 50만6천671명의 휴대전화 심카드를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FBR는 성명을 내고 "이번 명령을 통해 과세 기반을 강화하고 세제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심카드 차단은 FBR 등 당국이 복원 조치를 할 때까지 지속된다. 심카드가 차단되면 해당 대상자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오는 15일까지 명령 이행 보고서를 FBR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FBR는 그간 납세 대상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잠재적 납세자' 240만여명을 확인했다면서 FBR는 이들 가운데 2023∼2024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에 납세 신고를 하지 않은 50만여명을 추려 이번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FBR는 또 미납세 소매업자들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았던 약 320만명의 소매업자에 대해 지난달 한 달간 납세 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했지만, 해당 기간에 신고를 마친 소매업자는 75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2억3천만명의 인구 대국인 파키스탄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파키스탄 대외채무 규모는 1천억달러(약 138조원)에 이른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파키스탄은 중국과 중동 국가 등 여러 우방에 손을 벌렸고 IMF에도 구제금융 지원을 받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회의 폐막 총회에서 파키스탄이 현재의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긴축 정책과 장기적 개혁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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