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집 후 해외취업 폭증하고 인근 국가로 국경 넘기도…반군 공세에 밀려 수세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반군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인 미얀마 군사정권이 자국민 해외 취업 허가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강제징집 시행과 격화하는 내전을 피해 많은 국민이 해외 탈출을 시도하며 병력도 모자라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군정 노동부는 전날 밤 성명을 통해 외국 취업 희망자의 신청서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조치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다른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출국 절차를 확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더 구체적인 배경 설명은 하지 않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집계한 2020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일하는 미얀마 국민 수는 400만명 이상이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해외 취업 미얀마인 수도 매우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미얀마 총인구수는 약 5천400만명이다.
AFP통신은 이번 군정 결정이 최근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강제징집 이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군정은 지난 2월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을 대상으로 2년간 군 복무를 의무화한 병역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고, 지난 3월 말부터 강제 징집에 돌입했다.
군 복무를 의무화하는 병역법은 2010년 도입됐지만 그간 시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제징집 시행이 본격화하자 이를 피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젊은이 수천 명은 비자를 받기 위해 최대 도시 양곤의 외국 대사관에 길게 줄 섰고, 많은 이들은 아예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도망가기도 했다.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공세로 수세에 몰린 군정은 병력도 부족해진 상황으로 알려졌다.
전선이 확대되는 가운데 별 저항 없이 반군에 항복하거나 국경을 넘어 인도, 방글라데시 등으로 도망치는 정규군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으로 통하는 국경 지역 주요 도시들을 반군에 빼앗겼고, 지난 달 초에는 수도 네피도까지 드론 공격을 받았다.
현지에서는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이 지난해 10월 27일 북동부 샨주에서 합동 공격을 시작하면서 전세가 요동쳤다.
지금은 다른 지역 무장단체와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까지 군부 공격에 가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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