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인·태 안전 위한 새로운 대응 논의…4개국, 더 많은 해상 연습과 활동"
필리핀 국방 "협력해 지역 억지력 높여야"…미·일·호주, '북러 군사협력' 비판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국방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만나 중국을 염두에 둔 4개국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방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4개국 국방장관은 남중국해에서 위압적 행동을 지속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속을 강화하고,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과 긴장 고조 행위를 반대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들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을 거듭해서 공격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실시한 공동 훈련 이후에도 지역 안정을 위한 해상 협력 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등 필리핀과 충돌을 지속해 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안전을 위한 새로운 대응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4개국 간에 더 많은 해상연습과 활동을 실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도·태평양에서 평화, 안정, 억지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중국을 향해 "필리핀 선원을 다치게 하고 선박을 손상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뜻을 같이하는 나라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리핀과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을 조기에 체결해 4개국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일본에 주둔하고 있으며, 일본은 호주와 이미 RAA를 맺었다.
말스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4개국이 법에 기초한 질서를 지키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필리핀군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와 협력해 지역 전체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4개국 국방장관 회의는 지난해 6월 초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처음 개최됐고 11개월 만에 두 번째로 열렸다.
4개국은 지난달 7일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해·공군 합동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 일본, 호주 국방장관은 별도로 3개국 회의를 개최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이 모두 보유한 F-35 전투기 공동 훈련을 내년부터 2년간 세 나라를 돌며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2027년에 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격 훈련을 처음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고, 방위장비 개발을 위해 선진 기술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제 미사일이 사용된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확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과 기하라 방위상은 양자 회담을 열어 주일 미군과 자위대 지휘통제 조직 재검토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과 방위장비 공동 개발 등을 논의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10일 워싱턴DC에서 개최한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군과 자위대 지휘통제 연계 강화, 방위장비 공동 개발·생산 등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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