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자국 내 미국 전투기에 공습 제한 조치…"자기 방어 차원"
미군, 카타르로 전투기 등 이동…"동아프리카 지부티로도 이동 고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군이 가자전쟁 여파로 중동에서 곱지 않은 시선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오랜 군사 동맹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마저 '눈치'를 받게 되면서 전투기를 싸들고 인근으로 이동하는 신세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UAE 당국은 올해 2월 아부다비 알 다프라 공군 기지에 주둔한 미군 전투기와 드론이 UAE 정부에 사전 통보 없이 예멘과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는 것을 앞으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
이는 UAE 당국이 자국 내에서 미국의 군사 작전을 공개적으로 도울 경우 이란이나 그 대리세력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나온 조치라고 미국과 UAE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UAE 당국자는 WSJ에 해당 제한 조치는 "이라크와 예멘의 목표물에 대한 공격 임무에 대한 것"이라면서 "이는 UAE의 자기 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미 국방부는 전투기와 드론 등을 인근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카타르 외에 동아프리카 지부티에서도 공습을 수행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UAE를 비롯해 자국 내에 미군 주둔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역내 분쟁에 휘말리는 것은 원치 않는 여러 중동 국가와 미국 정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은 짚었다.
미군은 최근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이 벌이는 무력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전역에서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예멘 등에서도 여러 차례 공습을 벌였으며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등에서 벌이는 미사일 및 드론 공격도 격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미군과 친이란 세력 간 분쟁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군 주둔을 반기지 않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최근 자국 내에서 미군과 친이란 민병대의 공습이 이어진 이라크 정부도 미군의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해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군 항공모함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가 올해 여름까지 중동 지역에서 철수할 예정인 것도 미 국방부가 급하게 카타르 공군 기지에 전투기를 추가로 배치한 이유라고 미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대변인은 중동 내 미군 주둔에 관한 파트너십은 "역내 안보와 안정을 돕기 위한 동맹국과의 협력 노력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하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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