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집권 5기] 러, 우크라 공세 강화할듯…북중러는 더 밀착

입력 2024-05-06 06:00  

[푸틴 집권 5기] 러, 우크라 공세 강화할듯…북중러는 더 밀착
'서방 지원 부진' 우크라서 장악 지역 확대하며 유리한 흐름
이달 중 중국서 시진핑과 회담…북한과 전방위 교류 확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통해 집권 5기에 들어서면 신냉전 전선은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87.28%의 기록적인 득표율로 5선에 성공하면서 3년째인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했다. 우크라이나를 계속 압박할 수 있는 내부 동력과 명분을 얻게 됐다는 뜻이다.

◇ 주춤한 서방 지원 틈타 우크라이나 점령지 서서히 늘려
2022년 2월 시작한 '특별군사작전'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소모적인 장기전으로 흐르면서 러시아가 유리해진 분위기다.
서방의 지원이 주춤해진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점령지를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특히 7일 취임식과 9일 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군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2주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노보바흐무티우카, 세메니우카, 베르디치 등 여러 마을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올해 들어 러시아군이 새로 장악한 영토의 면적이 547㎢에 이른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이달 중 결정적인 승기를 잡기 위해 대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조만간 우리의 성공으로 끝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실체가 된 4개 지역이 있고 이는 모두가 고려해야 할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 이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개 지역이 국제적으로도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은 이들 지역이 러시아 영토로 공인되면 러시아의 다음 목표는 발트국가 등 국경을 맞댄 북·동유럽 국가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
러시아가 우세한 흐름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서방의 군사력, 경제 제재와 맞서고 있는 푸틴 정권도 그만큼 부담은 커지게 된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지도 모르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도 우크라이나 상황의 향방에 대형 변수다.

◇ 서방에 등 돌리고 북·중과 밀착…한러관계 '긴장'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러시아와 유럽은 예전과 같은 관계를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사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결되더라도 서방과 반서방 진영의 신냉전 구도 속에서 권력을 연장한 푸틴 대통령은 집권 5기에 서방과 더욱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방 주도 국제질서를 거부하고 다극화 세계를 추구하는 러시아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중동, 아프리카와 외교를 강화하며 반서방 연대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공조에 대항하는 북중러 밀착으로 한반도 안보에 먹구름은 더 짙어질 공산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이번 달 중순께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하며 결속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중국, 인도와 교역 확대로 상쇄하기 때문에 중국은 더욱 중요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북한 방문에도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응했고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무기 거래 의혹을 받는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 과학, 농업, 보건, 교육, 청년, 관광, 문화 등 전방위로 교류를 확대하며 밀착하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엔 제동을 걸지 않았던 러시아는 3월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안에 대한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활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다만 중국이 국제사회 위상을 고려해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 유엔 제재를 받는 북한과의 진영 구축에 예상보다는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분쟁과 갈등의 '플레이어'가 아닌 '중재자' 역할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양자택일'의 신냉전 국면 속에 푸틴 대통령의 집권 5기에도 한러 관계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구금되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한국 공연이 취소되면서 양국의 불화가 표출됐다.
한국은 서방 제재에 동참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고 있지만 양국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관계 회복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도훈 주러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서 "양국 협력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파트너십 궤도로 복귀할지는 한국에 달렸으며 러시아는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을 "비우호국 중 가장 우호적인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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