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유럽의회 선거에도 극우·포퓰리스트 돌풍 예고

입력 2024-05-06 18:52  

내달 유럽의회 선거에도 극우·포퓰리스트 돌풍 예고
"팬데믹·생계난 등 위기에 지친 유권자 저항"
중도정당 위협받지만 과반의석은 유지할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다음 달 실시되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내달 6일부터 나흘간 EU 27개국에서 차기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선출하는 것으로, 유권자는 약 3억7천만명에 이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극우 정당의 약진을 점치고 있다.
극우 성향 정치그룹 가운데 '정체성과 민주주의'(ID)와 '유럽 보수와 개혁'(ECR)이 이번 선거에서 의석수를 30~50석 늘려 전체 의석 비중이 현재 18%에서 22~25%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30세 미만의 유권자 22%가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생활비, 에너지 위기, 불법 이민에 좌절하고 지정학적 지형 변화에 동요하는 유권자들이 주류 정당을 넘어서는 대안을 모색하면서 EU 전역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할 것을 예고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싱크탱크 유럽정책센터(EPC)의 유럽 정치 책임자인 코리나 스트라툴랏은 급진적인 포퓰리즘 정당들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 급등에 이르기까지 '영속적 위기의 시대'에 주류와 불신의 유권자 간에 더 벌어지는 간격을 메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유럽의회에선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이 제1당이고, 좌파 성향의 사회당(S&D)과 중도 성향의 리뉴유럽이 제2~3당이다.
과반 의석을 보유한 이들 3대 정당은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타협과 협력을 하고 있다.
내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들 정당의 의석수가 줄더라도 과반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싱크탱크인 로베르트슈만재단의 파스칼 조안닌 대표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이 세를 불리겠지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 각국의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3월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셰가(Chega·'이제 그만'이란 뜻)가 2022년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의 세배에 가까운 18.1%의 표를 얻어 원내 3당 자리를 지켰다.
독일 AfD는 지난해 12월 도시 지역 시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선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예고한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압승을 거뒀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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