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륙위, '친중 국민당+中공산당' 통일전선 시도 경계

입력 2024-05-07 11:34  

대만 대륙위, '친중 국민당+中공산당' 통일전선 시도 경계
中, '독립·친미' 대만 집권 민진당 제쳐두고 野 국민당과만 교류 이어가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 정부가 친중 세력인 국민당과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 시도를 경계하면서 그에 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중국 정세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륙위는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이 '92합의'('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로 민진당은 효력을 인정하지 않음)와 '반독촉통'(反獨促統·대만독립에 반대하고 중국과 통일을 촉진)에 의기투합하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주도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이 '친미·독립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정부와 당국 간 교류를 단절하고 야당인 '친중' 국민당을 파트너 삼은 통일전선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당국은 최근 몇 개월 새 국민당 소속 샤리옌 부주석의 수 차례 방중과 마잉주 전 총통의 방중 및 시진핑 회동, 푸쿤치 입법원(국회) 원내총소집인(원내대표 격)의 방중 등을 통해 양안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대륙위는 짚었다.
중국은 국민당 소속 마 전 총통의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대만과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후임인 민진당 소속 '친미·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의 2016∼2024년 '8년 집권' 동안에는 대만과 당국 간 교류를 끊었다.
중국은 오는 20일 취임할 같은 당 라이칭더 차기 총통 정부에도 마찬가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사실상 침공을 염두에 둔 섬 봉쇄 군사훈련을 한 것을 비롯해 대만해협에서 군사·안보 위기를 고조시켜온 중국은 올해 들어 대만 압박의 고삐를 더 죄고 있다.
무엇보다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인 지난 2월 14일 대만 최전방 도서인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중국 어민 사망 사고를 계기로 중국은 대만의 해당 해역 기존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 도발적 조처를 이어가고 있어 대만해협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리창 총리는 지난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그 이전까지 대만과 관련한 '조국평화통일프로세스'(祖國和平統一進程) 대신 평화를 삭제한 '조국통일대업' 표현으로 중국의 '강공' 정책 전환 의지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19일부터 대만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이전(11㎞)보다 훨씬 대만해협 중간선에 가까워진 M503 항로(7.8㎞)와 W122와 W123 항로 사용을 강행하고 있다. M503 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선의 서쪽에 남북으로 뻗어있고 W122·W123 항로는 중국의 푸저우시·샤먼시로부터 M503 항로와 가로로 연결된 것이다.
국제사회에선 시진핑의 5년간 '3기 집권' 종료 시점인 2027년 이전 중국의 대만 침공설도 떠돌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압박 공세에도 차이잉원 총통은 물론 라이칭더 차기 총통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 수용 불가 입장과 함께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통일전선 전략 시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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