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측 "가스관 건설, 국제사회 제재 대상 아냐"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이 미국 제재 우려로 10여년간 중단해온 이란과의 가스관 건설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산 누리안 파키스탄 주재 이란 총영사는 전날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파키스탄이 (이란과 가스관 건설)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누리안 총영사는 이어 가스관 건설이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현재 양국이 가스관 사업 재개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서 파키스탄 남부 발루치스탄 및 신드주(州)간 1천900km 구간에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2010년 양국이 계약을 맺었다.
이후 이란은 자국 구간 가스관 건설에 20억달러(약 2조7천억원)를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파키스탄은 핵개발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제재를 받는 이란과 가스관 사업을 진행하면 미국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자국 구간 가스관에 대해 착공도 못 한 상태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2014년 자국 구간 가스관 착공 시점을 10년 미뤄달라고 이란에 요구했고 올해 9월이면 그 기한이 도래한다.
파키스탄이 기한 내에 착공하지 못하면 이란은 이 사안을 국제 재판소에 가져갈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소송 직면 가능성을 고려해 올해 초 자국 구간 가스관 착공에 대해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이어 지난 3월 사업 재개와 관련해 미국의 제재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파키스탄이 지난달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경제와 대테러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미국은 파키스탄에 또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제난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등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파키스탄은 국내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해 이란의 값싼 가스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스매장량이 많지만, 서방 측 제재와 정치적 혼란 등으로 가스전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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