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 무착륙·무보급' 비행기록 미 조종사 85세로 사망

입력 2024-05-07 15:47  

'9일간 무착륙·무보급' 비행기록 미 조종사 85세로 사망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9일간 무착륙·무급유 세계 일주 비행 기록을 세운 미국 조종사 딕 루턴이 사망했다. 향년 85세.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루턴은 지난 3일 아이다호주 쿠르덜레느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친구인 빌 휘틀은 루턴이 심각한 폐 감염으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다 자신의 의지로 삶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루턴은 지난 1986년 여성 비행사 지나 예거와 함께 보이저호를 타고 세계 최초로 무착륙·무보급 세계 일주 비행에 성공했다.
루턴과 예거는 1986년 12월 14일 오전 8시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에드워즈 공군기지를 이륙해 9일 3분 44초 동안 연료 보급 없이 무착륙으로 4만㎞를 비행해 수천 명의 환영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에드워즈 공군기지로 돌아왔다.
당시 루턴과 예거의 도착 모습은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됐다.
캘리포니아주 로마 린다에서 태어난 루턴은 십대의 나이에 공군에 입대했으며 베트남전에 참전, 300여회의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중령으로 예편한 루턴은 이후 시험비행 조종사(테스트 파일럿)로 활동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지상에서 발사된 로켓 추진 비행기를 타고 약 10마일(16㎞) 비행 성공이라는 또 다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계 일주에 사용된 보이저호는 루턴의 형인 버트 루턴이 단 1회 비행용으로 제작한 실험용 비행기로 전체 비행기 무게가 1천㎏도 안 됐지만 연료 적재량은 3천180㎏에 달했다.

k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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