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내각 경험 연륜…"독립보다 경제현안 집중"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취임 1년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의 후임으로 존 스위니(60) 전 부수반이 선출됐다.
친(親)분리독립 정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스위니 전 부수반은 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진행된 신임 수반 선출 투표에서 64표를 얻어 더글러스 로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31표), 아나스 사와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표(22표)를 제쳤다.
앞서 스위니는 지난 6일 경선 없이 스코틀랜드 의회 최대 정당인 SNP의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국왕의 승인을 거쳐 8일 취임할 예정이다.
유사프 수반은 지난달 말 연정 파트너였던 스코틀랜드 녹색당과 기후 대응 정책을 놓고 갈등하다가 연정이 깨진 여파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신임 수반 선출 투표에서 녹색당 의원 7명은 전원 기권했다.
총의석수 129석인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SNP는 과반에 2석 모자란 63석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니가 취임 후 정책을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스위니는 이날 선출 이후 SNP 지지자와 반대자의 의견을 모두 경청하고 분열을 봉합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6년간 자치정부 내각에서 요직을 맡은 연륜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2000∼2004년 야당이던 SNP를 이끌었으나 2001년 영국 총선과 2003년 스코틀랜드 총선, 200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앨릭스 샐먼드 수반 재임기인 2007∼2014년 재무장관을, 니컬라 스터전 수반 재임기인 2014∼2023년에는 부수반을 지냈다.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분리독립 온건파로 꼽힌다. 즉각적인 독립을 추진하기보다는 영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 권한을 받아내는 점진적인 접근법을 선호하는 쪽이다.
SNP는 8년여간 자치정부를 이끈 스터전 전 수반 부부가 당 재정 유용 스캔들에 휩싸였고 노동당에 지지율이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하반기 영국 총선에서는 영국 하원 의석 일부를 노동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FP 통신은 SNP가 생활물가 급등과 보건 등 현안보다 분리독립 추구에 집중한다는 비판 여론이 있다고 전했다.
스위니는 전날 당 대표로 선출된 뒤 기자들에게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한 절차에 몰두하기보다 독립에 대한 주민 지지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한 스코틀랜드 생활물가 급등은 스코틀랜드 내 반대 여론이 높았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영국의 재정정책 탓이라면서 아동 빈곤 근절 등 경제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세 차례 여론조사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 지지율은 41∼43% 수준이다. 2014년 9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는 찬성 44.7%, 반대 55.3%로 부결됐다.
스위니는 스코틀랜드가 1999년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받아 자치정부가 처음 출범한 이후 7번째 수반이 된다. SNP 소속 수반으로는 샐먼드, 스터전, 유사프 수반에 이어 네 번째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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