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탈레반이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당국의 양귀비 재배 금지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최근 수일간 지속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소셜미디어 왓츠앱 메시지를 통해 이번 시위가 북부 바다크샨주에서 지난 주말까지 수일간 이어졌다면서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매체는 이들이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현재는 시위가 진압된 상태이고 당국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 사건 조사단이 파견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당국이 2021년 8월 정권 재장악 이후 아프간 내부에서 주민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집권하다가 2001년 9·11 테러 발생 후 미군 침공으로 축출된 바 있다.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뒤 도시 지역에서 여성 교육 제한 조치 등에 대한 반대 시위가 종종 일어나기도 했으나 즉각 진압됐으며 관련 실상이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탈레반은 2022년 아편 재료인 양귀비 등 마약류 재배를 금지했다.
하지만 많은 토지주와 농민이 양귀비 등의 재배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일부 지역에서는 재배 금지령에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지리정보 기업인 알시스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사이 아프간 대부분의 주(州)에서 양귀비 재배가 급감했으나 바다크샨주에서는 재배 면적이 되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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