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제련소도 더 필요"…산업계는 제련소 허가 중단·탐사 규제 완화 주장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채굴과 금속 생산이 급증하면서 광석 고갈과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으로 45년은 더 채굴할 수 있을 만큼 니켈 매장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파이잘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 다운스트림 전략 국장은 이날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은 2069년까지 채굴할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파이잘 국장은 스테인리스강 원료에 쓰이는, 니켈 금속 함량이 1.7%가 넘는 고등급 니켈 원광의 매장량은 2035년이면 고갈될 수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저등급 니켈 원광은 앞으로 45년은 더 채굴할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2040년까지 세계 5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 세계 2대 스테인리스강 생산국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니켈 제련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잘 국장의 주장은 니켈 산업계의 우려와 반대되는 주장이다.
이날 포럼에서 인도네시아 니켈 광부 협회(APNI)의 메이디 카트린 렝키 사무총장은 인도네시아 내 니켈 제련소가 이미 너무 많다며 정부가 신규 제련 공장 허가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인도네시아 내 니켈 가공 제련소 수는 34개로 2020년(17개)의 두 배다.
제련소가 많이 늘어나면서 니켈 금속 생산도 급증, 지난해 글로벌 니켈 가격은 반토막 날 만큼 공급 과잉 현상을 겪고 있다.
니켈 매장량이 10여년 내 고갈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니켈 금속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내 매장량을 2천100만t으로 보고 있다. 2022년 인도네시아가 160만t의 니켈 금속을 생산한 것을 고려하면 15년 내 고갈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렝키 사무총장은 지금은 신규 니켈 제련소 투자 보다는 정부가 신규 니켈 광산 탐사에 집중해야 한다며, 니켈이 매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곳들이 대부분 산림으로 지정돼 있어 새 정부는 니켈 탐사를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광물 정·제련과 같은 후방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막고, 정·제련소 투자를 늘리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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