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패권주의에 함께 맞서야"…중·세르비아 FTA 7월 발효
시 주석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영토", 부치치 "대만은 중국"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유럽 내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세르비아를 방문해 양국의 우호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오그라드 대통령궁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마친 뒤 "우리는 미래를 공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르비아는 8년 전 중·동유럽에서 중국의 첫 번째 전략적 파트너가 됐으며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구축할 첫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을 시작하기 전 대통령궁 앞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부치치 대통령은 수천 명의 군중에게 "우리는 오늘 역사를 쓰고 있다"며 "중국, 중국"을 외쳤다.
양국은 이날 법률, 규제 및 경제 협력을 촉진하는 29개 협정을 체결했다.
시 주석은 전날 1박 2일 일정으로 8년 만에 세르비아를 국빈 방문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세르비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7월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중국이 2020년 이후 세르비아의 최대 투자국으로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투자가 30배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과의 FTA가 7월부터 발효되면 향후 5∼10년간 세르비아 제품의 95%를 무관세 수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년 만에 유럽 3개국 순방길에 나선 시 주석은 전날 밤 세르비아에 도착해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시 주석이 탑승한 전용기가 세르비아 영공에 진입하자 세르비아 공군이 호위 비행했고 세르비아의 최고 실권자 부치치 대통령이 베오그라드 니콜라 테슬라 국제공항에 직접 나가 영접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에게 만찬 때 세르비아산 와인을 직접 대접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시 주석이 밤 9시 반을 넘겨 도착한 탓에 만찬은 취소됐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중국,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다. 세르비아가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코소보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의 자치주로 간주하면서 오랜 기간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세르비아를 지지하고 있어 코소보는 현재까지도 유엔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지 못했다.
최근 유럽평의회가 코소보의 가입을 추진하면서 지역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서로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코소보를 세르비아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처럼 세르비아 역시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한다는 의미라고 두 정상은 설명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패권주의와 힘의 정치에 공동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세르비아 방문일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에 의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이 폭격당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미국은 오폭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사건 이후 세르비아와 중국은 반서방 정서를 공유하며 각별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시 주석은 세르비아에 이어 유럽 내 또 다른 우호 국가인 헝가리를 끝으로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칠 예정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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