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나치 추종 정당화해"…열병식에 병력 9천여명 동원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최인영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인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서방 진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열병식에서 '오만한' 서방 강대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독일 나치 정권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잊고서 전세계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과도한 야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알고 있다"며 "러시아는 전 지구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리의 전략군은 언제나 전투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영토 회복주의, 역사에 대한 조롱, 그리고 나치 추종자를 정당화려는 욕구가 서방 강대국들의 일반적인 정책"이라며 "이들은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세계 각지를 봉쇄하기 위해 점차 더 많은 지역적 갈등과 인종·종교간 적대를 조장한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관련, "러시아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조국의 미래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독려했다.
또 "러시아 전체가 특별군사작전의 영웅들과 함께한다"며 "이 위대한 애국 전쟁에서 승리자의 세대를 바라봐야만 한다"고 강조한 후 1분간 묵념을 제안했다.
연설에 앞선 열병식에는 병력 9천명 이상과 각종 무기 70여종, 항공기 등이 동원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일원으로 독일 베를린에 가장 먼저 입성해 전투를 치렀던 러시아군의 제150차량화소총사단이 승전 깃발을 들고 행진했으며 뒤이어 옛 소련의 T-34 전차가 행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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