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틱톡 팔로워만 40만명…일부 학부모 "훈육보다는 괴롭힘에 가까워"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의 교육 인플루언서(influencer·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가 의뢰받은 학생들에게 학업을 독려하며 가혹한 방식을 동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식스스톤(Sixth Tone) 등 현지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퇴직 교사인 자오쥐잉(趙菊英)은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이 깊은 부모들의 초대를 받아 직접 해당 가정을 방문해 10대들에게 공부에 전념하도록 다독이는 영상을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올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작년 말 채널 개설 이후 현재까지 40편의 영상을 더우인에 올렸는데, 최근 팔로워가 40만명을 넘었다.
자오는 자신을 33년 경력의 가정교육 전문가로 소개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1천회 이상 강연하고 책 두 권을 펴냈다고 밝혔다.
자기 아들을 '천재교육법'을 통해 7살 때 4개 국어에 능통한 천재로 키워냈다고 자랑한다.
영향력만 보면 '중국판 오은영'으로 불릴만하지만, 다른 점은 교육 방식이 지나치게 구시대적이고 불법 경계에 서 있다는 데 있다.
영상에는 장쑤성 쑤저우의 가정집을 찾은 자오가 중학생 황모 군의 주의력 결핍을 해소한다며 망치로 장난감을 부수게 하고 대나무 회초리로 손바닥과 몸을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자오는 당시 "이 장난감이 수학이나 영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느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할 기회조차 없다. 좋은 대학 나온 여자는 너랑은 결혼 안 한다"고 소리쳤다.
다른 학생한테는 중학생이지 기저귀 찬 아기가 아니라며 인형과 장식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윽박질렀고, 학생 방에 감시용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영상을 접한 일부 학부모는 자오의 교육방식이 훈육이라기보다는 괴롭힘에 가깝다고 주장했고, 해당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는 "아이들의 취미를 억압하는 것은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과 통제에 대한 어른들의 집착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 가정에서는 과거 수십 년간 '좋은 성적이 곧 좋은 삶'이라는 사고가 만연한 가운데 혹독한 교육 방식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중국은 2020년 학교와 가정, 보호 기관에서 아동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미성년자 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최근 들어 학생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영어를 못한다는 자오가 많은 영어권 국가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점을 지적하며 허위 경력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