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 공세…"1㎞ 진입"(종합2보)

입력 2024-05-11 04:32   수정 2024-05-11 09:56

러,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 공세…"1㎞ 진입"(종합2보)
침공 초기 점령했던 지역…집중 포격에 장갑차도 동원
우크라, 지원병력 급파…美 "러, 더 대규모 공세 준비중"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최인영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동북부의 하르키우를 겨냥해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하르키우 주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5시께 하르키우 북쪽 접경지에서 포병 지원 속에 장갑차 부대로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밤부터 유도폭탄 등 미사일과 박격포,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주도 하르키우시와 인근 데르하치, 쿠피안스크, 보우찬스크 등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하루키우에서만 3명이 숨지고 주택 수십 채가 파손되는 등 민간 피해도 잇따랐다.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 공작) 특수부대도 국경에 침투해 교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지역 보우찬스크 인근으로 1㎞가량 진입했다"며 "러시아군이 완충지대를 구축하고자 이 방면으로 최대 10㎞까지 진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르키우 당국은 접경지 주민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 전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 병력을 급파했다며 "적의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이 오늘 이 지역에서 새로운 물결의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 7∼8시쯤 치열한 포격전이 오갔고, 우리는 그들을 막아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례 저녁 연설에서 "국경과 전선을 따라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가 내세운 하르키우 지역 수장 비탈리 간체프는 텔레그램에 "하르키우 상황과 관련해 우리 군은 계속 적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국경 지역을 포함한 전선의 일부 지역에서 전투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진격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1주일 동안 하르키우주 코틀랴리우카와 키슬리우카를 해방했다고 주장하며 이 지역 공세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5선을 확정한 뒤 러시아 국경 지대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완충지대(sanitary zone·예방구역)를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하르키우의 이지움, 쿠피안스크 등을 점령했다가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이들 지역에서 퇴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군의 이날 공격을 가리켜 "침공 초기 일시적으로 점령했던 영토를 되찾으려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400억달러(약 54조9천억원) 규모의 신규 지원안을 발표하면서 "러시아는 하르키우에 더 대규모의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하르키우 공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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