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8일 대선…후보 10명이지만 마두로가 '명당자리' 대거 차지
親與후보들, '마두로 밀어주기'…野 후보, 일부 여론조사서 1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7월 28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전자투표 기기에 표시될 투표 화면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관위에 따르면 올해 대선에는 총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 나라에서 대선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터치스크린 방식의 투표기기 화면에 표출될 정당과 후보 위치 순서 등이 최근 확정됐다고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밝혔다.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 투표 화면을 보면, 3선에 도전한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단연 눈에 띈다.
마두로 대통령 사진은 총 40칸 중 공백을 제외한 38칸 가운데 13칸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정당별 지지 후보를 화면에 모두 표시하게 한 이 나라 선거 규정 때문이다.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뿐만 아니라 '소모스베네수엘라'나 'PPT' 등 친(親)여당 정당들도 모두 마두로를 마치 자당 후보처럼 내걸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후보들 역시 복수의 정당 배너를 달고 있는데, 그 숫자는 마두로에 미치지 못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체 화면 내 위치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의 눈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맨 윗줄과 왼쪽에 배치돼서다.
선관위는 투표화면과 관련해 별도로 세부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베네수엘라 주요 국가기관 책임자가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로 포진돼 있는데, 선관위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비판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타계에 따라 2013년 4월 치러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된 뒤 11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그러나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의 강력한 지지세를 등에 업은 만주야당 연합 후보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새로운 시간'(UNT)을 비롯한 3개 정당이 뭉친 '민주 야권 연합'(PUD·통합 베네수엘라)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곤살레스 후보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마차도와 석연찮은 이유로 후보 등록에 실패한 코리나 요리스(80) 전 교수 대신 민주 야권 지지자들의 정권 교체 열망 속에, 대선에 출마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일부 여론조사 업체는 최근 '민주 야권 후보 지지율이 여당 후보 지지율보다 높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곤살레스 후보 사진은 투표기기 화면 중간 부분에 배정됐다.
베네수엘라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7월 4∼25일이다.
임기 6년의 차기 대통령은 내년 1월 10일 취임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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