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 쇼이구 국방 경질·경제통 기용…5기 취임 닷새만(종합)

입력 2024-05-13 07:27   수정 2024-05-13 14:34

푸틴, 측근 쇼이구 국방 경질·경제통 기용…5기 취임 닷새만(종합)
안보팀 수뇌부 개편, 후임에 '민간인' 경제전문가 벨로우소프 전 1부총리
"우크라 작전 이후 군 지휘체계 가장 큰 변화"…라브로프 외무·총참모장 등은 유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이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국방부 장관을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집권 5기를 시작한 지 닷새만에 이뤄진 안보팀 수뇌부 개편이다.
이번 인사는 푸틴 대통령 종신 집권의 토대를 닦을 5기 내각 운영 방향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세르게이 쇼이구 전 장관에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로 교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공식 취임하면서 새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국방부·내무부·외무부·비상사태부 등 대통령이 직접 보고받는 부처 수장은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면 상원의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으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군 지휘 체계에 가장 큰 변화를 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방장관에 경제 전문가인 벨로우소프 전 부총리가 후보로 지명된 것에 대해 "오늘날 전장에서는 '혁신'에 더 개방적인 사람이 승리한다"고 설명했다. 벨로우소프 전 부총리는 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러시아의 상황이 군과 사법당국의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4%를 차지했던 1980년대 중반 옛 소련과 비슷해지고 있다면서 이 분야 지출을 국가 경제 전반에 더욱 부합하게 해줄 민간인을 국방장관 후보로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이구 전 장관은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임명될 예정이다. 전임 국가안보회의 서기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의 새 직무는 곧 발표될 예정이다.
러시아의 국방·안보 분야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국가안보회의는 푸틴 대통령이 의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부의장을 맡고 관련 부처 수장들이 멤버들로 참여한다. 서기는 형식상 국방장관보다 상급자이기 때문에 쇼이구 전 장관은 체면을 지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러시아 외무부를 이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 대해서도 재임명을 제안했다.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장관,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비상사태부 장관,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내무군) 대장, 드미트리 콘체프 연방경호국(FSO) 국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쇼이구 전 장관은 2012년부터 약 12년간 국방부를 이끌었고 푸틴 대통령과 시베리아 휴가를 같이 갈 정도로 측근이라는 점에서 특별군사작전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교체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를 더욱 활용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더욱 힘을 쏟으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 경제는 서방 제재에도 무너지지 않았고 러시아군은 최근 전장에서 점령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쇼이구 전 장관은 최근 측근인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금되면서 입지가 불안정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에 앞서 특별군사작전 초기 러시아 공세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 이후부터 쇼이구 전 장관이 많은 압박을 받아왔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에는 반란을 일으킨 뒤 두 달만에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으로부터 특별군사작전 관련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프리고진과 마찰을 빚었던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유임될 예정이다.
러시아 상원은 13일과 14일 푸틴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들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하원(국가두마)은 전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제출한 부총리 후보들의 승인 여부를 13일 검토할 예정이다.
미슈스틴 총리는 제1부총리에 데니스 만투로프 전 산업통상부 장관 겸 부총리를, 농업·환경 담당 부총리에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전 농업부 장관을 추천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담당 부총리에 대해서는 유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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