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2법, 야당에 되돌리자고 얘기하겠지만…과연 돌려주겠는가"
"전세는 수명 다한 제도…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 추진"
주택공급 통계 '19만가구' 누락에는 "굉장히 유감스럽고 죄송"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가까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다음 주 전세 대책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다.
또 전월세 신고제를 뺀 임대차 2법(계약갱신 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과 관련해서는 '원상 복구'가 맞다는 판단 아래 임대차 2법에 따른 문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전세시장 상황에 대해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오른 곳이 절반, 역전세가 발생한 곳이 절반"이라며 "빌라 전세는 가격이 떨어지고 아파트 전세는 오르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전세 대책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대차 2법에 대해서는 "야당과 논의하면 다시 되돌리자고 이야기하겠지만, 야당이 과연 되돌려줄지 모르겠다"며 "전세값 4년치를 한꺼번에 올린다든지, 신규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게 하는 임대차 2법의 문제를 완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2법 원상 복구를 위한 입법 활동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할 의향이 있으나 통과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폐기 수준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오는 7월 말 시행 4년을 맞는다.
이들 임대차 2법 시행 초기 전셋값이 폭등했고, 이후 급락하며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임차인 주거 안정이라는 긍정적 기능도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토부가 임대차 2법 개선을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은 최근 마무리됐다. 국토부는 연구용역 결과 일부를 전세 대책에 담을 예정이다.
박 장관은 "전세가 존속할 수 있었던 배경은 끊임없이 전셋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뒷돈을 빼서 앞돈을 메꿔줄 수 있어 유지됐던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지역이 50%"라고 했다.
그는 "전세는 우리나라에서 수명을 다한 제도라는 생각이 들어 추진하는 것이 장기 민간임대주택"이라며 "다음 달에는 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의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임대료 증액 규제를 없애고, 기업이 임대주택을 사면 취득세 13%를 부과하는 세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주택 공급 통계(인허가·착공·준공) 19만가구를 누락해 뒤늦게 통계를 정정한 데 대해서는 "담당 장관으로서 굉장히 유감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 담당자를 비롯해 건축행정정보시스템(세움터)을 관리·운영하는 한국부동산원, 통계 집계 시스템 외주 개발 업체 등이 감사 대상이다.
박 장관은 "통계 오류로 인해 동쪽으로 가야 할 정책이 서쪽으로 간 것은 아니다"라며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내놓는 숫자 하나하나 더 정확하게 신뢰하고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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