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제재가 '걸림돌' 될 수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가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연결되는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항을 향후 10년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14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바난다 소노왈 인도 해운항만부 장관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메르다드 바즈르파시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과 관련 계약서에 서명했다.
항만 관련 인도 국영기업 IPGL은 이란항만해사기구(PMO)와 맺은 이번 계약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차바하르항 개발과 운영을 위해 약 1억2천만달러(약 1천600억원)를 투자하고 추가로 2억5천만달러(약 3천400억원)의 자금을 이란에 지원하게 된다.
IPGL는 앞서 2016년 처음 차바하르항 개발 및 운영 계약을 맺은 뒤 매년 갱신하며 인도산 밀과 콩 등 농산물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냈다.
인도와 이란은 최근 3년 동안 협상을 벌인 끝에 기존 계약을 대체하는 계약을 이번에 체결했다.
인도로서는 차바하르항을 이용하면 '앙숙'인 파키스탄의 카라치항과 과다르항을 거치지 않고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무역 화물을 보낼 수 있다.
소노왈 장관은 계약 체결 후 "차바하르항은 인도와 이란간 단순한 '전달자' 역할을 뛰어넘는다"면서 "이 항구는 인도를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연결하는 핵심적인 무역 통로로 기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연결은 새로운 무역 수단을 제공했고 역내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계약 체결은 인도태평양 지역 등에서 인도와 경쟁 관계인 중국이 이란 항구와 해안시설 투자에 관심을 쏟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인도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일각에선 계약 이행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바하르항 개발은 그동안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이란 제재로 더딘 진척을 보여왔는데, 미국의 제재 의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최근 이란과 인도간 차바하르항 계약에 관한 질문에 대(對)이란 미국 제재는 유효하며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제재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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