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5선 성공 뒤 첫 방문국으로 中선택…우크라전 이후 밀착 더 깊어져
북중러 공조 강화 가능성도 제기…한미 등엔 北 추가도발 방지가 과제
(베이징·모스크바=연합뉴스) 정성조 최인영 특파원 = 오는 16∼17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중은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견제에 맞서 양국 간 '긴밀 공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밝히면서 '신밀월'로까지 일컬어지는 양국 관계의 밀착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10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브로맨스'를 과시한 바 있다. 당시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로 불렀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방이 타락하고 쇠퇴하고 있다는 공통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5선에 성공한 뒤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도 미국 등 서방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 역시 지난해 3월 3연임 성공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양국 수교 75주년이어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각종 기념행사도 열릴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외에 러시아와 교류가 활발한 하얼빈을 방문하는 것도 중러 간 양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하얼빈에서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HIT)에서 교사·학생과 만난다.
전통적 우호 관계인 양국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착 관계가 더 강화되고 있다.
양국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에 들어가기 며칠 전 '무제한 협력'을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 비판과 서방 경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중국과 전방위로 밀착하며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과 전략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하지 않으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은 중국이 본토나 홍콩 기업 등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돕고 있다고 의심하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별도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갖고 무역, 경제, 인도주의 분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양국 간 무역액은 전년 대비 26.3% 증가한 2천401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면서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채택할 공동성명에서 정치 외교, 경제 등 분야별 협력 강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통해 한미일에 대응하는 북·중·러 삼각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극동 방문 이후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 외교, 경제 등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당시 "북러 정상회담은 북러 사이의 일"이라고 논평하며 북러 협력에 다소 거리를 둬 왔던 중국은 지난달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북한에 보내는 등 올해 들어 북·중 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푸틴 대통령이 연내 북한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와 미국 등으로서는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북·중·러 3국 간 공조가 북한의 추가 도발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하는 외교적 과제도 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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