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환자들이 급증할 것을 대비해 적십자가 야전병원을 세웠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의료 수요가 압도적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가자지구 남부에 야전병원을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하루에 200명가량을 치료할 수 있으며 응급수술도 가능하다.
가자지구의 다른 병원에서는 진료과목에서 제외되고 있는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갖췄고 대량 사상자가 나왔을 때 신속하게 이를 관리·분류할 역량도 있다고 ICRC는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와 함께 이 병원을 만든 ICRC는 호주와 오스트리아, 캐나다, 독일, 핀란드, 일본, 스위스 등 11개국의 적십자사에서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았다.
가자지구의 의료 수요는 분쟁 중에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운영할 수 있는 병원은 정반대로 급감했다. 가자지구 전체 병원 36곳 가운데 11곳만 부분적으로 가동되는 실정이다. 그나마 운영 중인 병원도 의료품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ICRC는 "가자지구의 의료진은 중상자와 전염병 환자, 합병증을 치료하지 못한 채 도착하는 환자 등과 마주하고 있다"며 "중상자 치료가 우선이기 때문에 다른 중병으로 병원을 찾으려는 사람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7개월가량 이어지면서 피란민들이 폐허가 된 거처를 떠나 남쪽으로 밀려든 탓에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의 의료 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졌다.
ICRC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지만 그들의 능력은 한계를 넘은 상태"라며 "환자 수는 크게 늘고 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피란을 목적으로 병원에 오는 이주민들까지 병원에 함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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