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파산 기업 1년새 47%↑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다국적 패션 브랜드 에스프리(Esprit)가 독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현지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프리는 뒤셀도르프지방법원에 유럽 지주회사와 6개 자회사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며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사업을 재편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벨기에와 스위스 자회사는 이미 지난 3월 파산 절차를 시작하며 현지 매장을 닫았다.
에스프리는 196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 본사는 독일 라팅겐과 홍콩에 있다.
한국을 비롯해 40여개 나라에 진출했고 의류와 시계 등 액세서리 등을 파는 브랜드다. 유럽에서는 한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수년간 패스트패션 업체에 밀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에도 재정난으로 직원 3분의 1을 해고하고 50여개 매장을 폐쇄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여파로 특히 소매업체가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갈레리아 카르슈타트 카우프호프, 피크 운트 클로펜부르크, 괴르츠 등 이른바 3대 패션소매업체가 모두 파산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더해 팬데믹 당시 각종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서 파산 신청이 줄을 잇는 것으로 분석했다. 팬데믹 충격에서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가 다시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할레경제연구소(IWH)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 파산 신청은 1천367건으로 3개월 연속 늘었고 작년 4월과 비교하면 47% 증가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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