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용 헬기로 1976년 이란 도입…제재에 부품 수급 어려움"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19일(현지시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태운 채 이란 북서부 산악지대에 추락한 헬리콥터가 50년 이상 운용된 미국산 노후 기종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 당시 미국산 벨-212 헬기를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전했다.
미 CNN 방송은 이 헬기가 1960년대 후반부터 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 공군 예비역 출신의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턴은 "샤(이란 국왕)의 집권 후기인 1976년 벨-212 헬기가 상업적 형태로 처음 (이란에) 도입됐다"고 말했다.
레이턴은 "그 이전에는 미군에서 사용됐기 때문에 이 헬기 기종이 실제 운용되기 시작한 건 이르면 1960년대 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추정대로면 사고 헬기는 생산 초기 모델일 경우 55~56년 된 노후 헬기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예비 부품 조달 문제가 이번 사고의 한 요인일 수 있다고 레이턴은 지적했다.
AP 통신과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이란은 다양한 기종의 헬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란 군용기 대부분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기종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을 통해 친미 성향의 팔레비 왕조를 축출하고 서방과 등을 졌다.
벨-212는 미국 업체인 벨 헬리콥터가 만든 헬기로 1968년 초도비행을 했다. 이 기종은 2개의 날개(블레이드)에 쌍발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 탑승 인원은 조종사 1명과 승객 14명 등 15명이다.
이 헬기는 미군과 캐나다군 등에 공급됐고 민간·상업용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헬기 전문가인 폴 비버는 영국 스카이뉴스에 "(벨-212는) 석유 시추시설에서 (지원용으로) 사용되는 민간 헬기로 군용 버전도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헬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이동하던 중 헬기 추락 사고를 당했고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으나 함께 이동 중이던 다른 헬기 2대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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