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직무대행 모크베르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측근(종합)

입력 2024-05-20 21:09  

이란 대통령 직무대행 모크베르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측근(종합)
과거 최고지도자 '돈줄' 세타드 CEO 역임…50일 내 새 대통령 선출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신재우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대통령 직무 대행은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 부통령이 맡게 됐다.
20일 로이터, DPA,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이날 모크베르 수석 부통령을 대통령 직무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란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수석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며 50일 이내로 보궐선거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크베르 부통령은 이란 부통령 12명 중 가장 선임이다.
대통령 직무 대행은 사법, 의회 수반과 3인 위원회를 만들어 50일 안에 신임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치르게 돼 있다.
이란 국영언론은 모크베르 직무 대행이 이날 긴급 내각 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모크베르 부통령은 1955년 태어나 올해 68세로, 2021년 수석 부통령에 올랐다.
국제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정부의 대규모 사업을 관리하는 모스타자판 재단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이란 석유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정책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크베르 부통령은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꼽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2007년 자신이 독점적으로 통제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인 세타드(Setad)의 CEO로 모크베르를 직접 선택한 바 있다.
세타드는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축출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혁명 이후 몰수한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들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
세타드는 2013년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모크베르 직무 대행은 지난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이던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란 대표단 중 한명이기도 하다.
당시 이란 대표단은 러시아에 지대지 미사일, 샤헤드 드론 등을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모크베르와 함께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2명 등도 동행했다.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모크베르는 "우리는 40년간 제재를 받아왔지만, 그것들이 정부를 약화하거나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서방 제재에 맞서 러시아와 이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크베르 직무 대행은 2021년 이란의 "조직적 부패와 관리부실"에 재정적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다. 그는 그 6개월 뒤에 수석 부통령으로 취임했다.
모크베르는 앞서 2010년에는 유럽연합(EU)이 지목한 "핵 또는 탄도 미사일 활동" 연루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가 2년 뒤 해제됐다.
앞서 이란 정부는 20일 라이시 대통령이 전날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을 공식 확인하면서 "아무런 차질 없이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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