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주도 '美 귀화' 말랑가 포함 4명 사살돼…약40명 체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군에 의해 진압된 쿠데타 시도에 다수의 미국인과 영국인 한 명이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콩고군 대변인인 실뱅 에켄게 장군은 전날 저녁 국영TV 방송에서 "미국으로 귀화한 망명 정치인 크리스티앙 말랑가가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무력화(사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데타에 가담한 약 40명이 체포됐고 말랑가를 포함한 4명이 사살됐다"며 "여기에는 여러 명의 미국인과 한 명의 영국인, 말랑가의 아들 마르셀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날 새벽 수도 킨샤사 북쪽 곰베 지역의 비탈 카메르헤 경제부 장관 관저를 공격한 뒤 대통령궁이 있는 인근 '팔레 드 라 네이션' 구역으로 이동했다가 군에 의해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경제부 장관 관저를 경비하던 경찰관 2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주디스 수민와 신임 총리와 장-피에르 벰바 국방장관의 관저를 공격하는 계획도 세웠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루시 탐린 민주콩고 주재 미국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민주콩고 당국이 범죄 행위를 조사하고 관련된 미국 시민에게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민주콩고의 이번 쿠데타 시도를 심히 우려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말랑가는 201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망명 정부인 '뉴 자이레(민주콩고의 옛 국명)'를 출범시킨 인사로, 지난 2012년에는 야당인 콩고통합당(UPC)을 창당했다.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아직 전날 쿠데타 시도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재선에 성공한 치세케디 대통령은 6주 전 총리를 지명했을 뿐 새로운 내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로 예정된 국회의장 선거도 치세케디 대통령에 의해 연기됐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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