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최신조사서 5개 경합주 아랍계·무슬림 과반 트럼프 지지
트럼프 외교책사 그레넬 주최 만찬에 아랍계 기부자들 참석 예정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통해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에서 돌아서고 있는 무슬림 표심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경합주의 무슬림 유권자 중 적지 않은 수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이스라엘 지원에 불만을 품고 '바이든 지지'에서 '트럼프 지지'로 옮겨가고 있는 경향이 최신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4월28일∼5월9일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조지아· 미시간·네바다·위스콘신 등 5개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아랍 출신 및 무슬림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57% 대 25%로 크게 앞섰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과반 지지를 안겼던 유권자 군(群)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대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돌아선 결과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슬림표를 '줍줍'(적은 노력이나 대가를 들여서 공짜로 얻다시피 한다는 의미)한 게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미시간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출구조사 결과 무슬림 투표자의 94%가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바이든 지지세가 강했던 무슬림 표심의 동요 현상은 일찌감치 감지된 바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 지지에서 돌아선 유권자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트럼프 지지'로 옮겨갔음을 보여주는 것이 NYT-시에나대의 최근 조사 결과였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은 20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이 같은 경향과 함께, 이런 흐름을 타며 대선 승리를 거머쥐려는 트럼프 진영의 노력을 소개했다.
아랍계 미국인 선거자금 기부자들과 행동가들이 오는 21일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주의 오클랜드힐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 책사로 꼽히는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가 주도한 만찬 행사에 참석한다고 로긴은 전했다.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대선 격전지의 무슬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행사 중 하나인 이 만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사위인 마이클 블로스(티파니 트럼프의 남편)와, 사돈인 마사드 블로스도 참석한다고 로긴은 소개했다.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민간인 희생 속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정점을 향하고 있는 양상이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 대선까지 5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전쟁의 양상과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조정 등에 따른 변수가 있어 무슬림 유권자들의 표가 바이든-트럼프 중 누구에게 더 많이 가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향이 그대로 굳어지며 경합주 또는 미국 전역의 무슬림 표심이 트럼프 쪽으로 기울게 될지, 아니면 바이든 대통령의 위기 의식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정책 조정과 함께 다시 옛 지지세를 회복하는 것으로 귀결될지는 속단키 어려워 보이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집권 1기때 일부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의 미국 이민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선명하고 강력하게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전력이 있어 무슬림들이 과연 '바이든의 대안'으로 삼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2022년 발표된 '종교 센서스' 결과 미국에서 무슬림 인구는 2017년 기준 1.3%(약 445만 명)에 불과하나 경합주인 미시간주와, 경합주에 근접하는 여론의 흐름을 보이는 미네소타주에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해 단순 수치 이상의 대선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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