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펀드 강한 회복력…전통자산만큼 성과 다양"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자산운용업계는 비용 상승과 함께 거세지는 수수료 압박에 따른 대대적인 변화 필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기관사업부문 대표 캐서린 콕스는 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콕스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22년까지 저금리 상황에서는 패시브(지수추종)적 접근 방식을 통해서도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면서 최근 고금리 환경에서는 보다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콕스 대표는 최근 운용업계의 동향을 두 가지로 소개했다. 첫 번째는 사모자산이다.
그는 "금리가 인상되며 포트폴리오상 현금 비중이 2022∼2023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2조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현금 자산으로 이동했다는 얘기까지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사모자산과 대체자산 쪽으로 옮겨갔는데 성장 잠재력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자산관리전문가들도 개인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대체투자와 사모자산 쪽으로 배분하는 많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트렌드로는 토큰화(tokenization)를 꼽으며 "블록체인은 처음엔 효율화를 위해 추진했다면 이젠 물리적 사용 사례를 금융시장에서 볼 수 있다. 디지털 채권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자산 형태를 통해 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콕스 대표는 국부펀드 고객들의 투자 트렌드에 대해 "첫 번째는 에너지 전환, 두 번째는 인공지능(AI)"이라며 "많은 대형 투자자들이 이들 두 가지 테마를 통해 수익을 누릴 기회 포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빈 탱 슈로더 아시아태평양(APAC) 지속가능성 부문 대표는 슈로더의 투자철학 '지속가능성'에 대해 "슈로더그룹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는 투자과정에서 전통적인 금융 분석과 별도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적 요소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1767년 설립된 슈로더그룹은 1988년 기업지배구조 정책 발표를 시작으로 20여년간 지속가능 투자와 주주행동 책임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0년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후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 기후변화(38%)와 인적자본관리(26%), 거버넌스(15%) 테마에서 경영 관여를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기후변화 관련 주주제안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기후 목표를 설정한 회사 비율은 2015년 24%에서 2023년 54%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한국은 15%에서 33%로 급증했다. 국내 상장사들이 접수한 주주제안 건수도 2018년 대비 2023년 2배로 증가했다.
탱 대표는 지속가능 펀드를 향한 시장의 회의론에 대해선 "지속가능펀드로 자금 유입세는 둔화했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지속가능펀드의 성과는 전통자산 펀드만큼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이며 아시아태평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카테고리로는 기후솔루션과 청정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슈로더의 한국 법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정은수 대표는 "슈로더그룹과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보유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서의 사모자산 확대를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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