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동남아 이전 등이 원인…"무역에서 中역할 '필요 조건' 아니게 돼"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해 대만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재정부는 최근 자체 분석한 수출입 통계자료를 인용, 홍콩을 포함한 중국 지역에 대한 지난해 무역 총액 비율이 전체 대외 무역 총액 중 28.5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대중국 무역총액의 비율이 2014년 29.89%를 시작으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30%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에는 각각 34.25%, 32.97%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22년(29.90%)에 이어 지난해에는 28.57%로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정부는 대만의 대중국 무역 비율이 줄어든 요인으로 미중 무역 전쟁, 중국의 인건비 급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대외 무역에서 중국의 역할이 점차 '필요 조건'이 아닌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만 언론은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사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대중국 투자 건수와 금액이 328건, 911억457만 대만달러(약 3조8천억원)라고 보도했다.
이어 2022년 대비 39.83% 감소해 2002년 이래로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만의 대중국 투자 비중이 2010년 84%에 달했으나 2016년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대만의 전체 대외 투자 가운데 1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장훙위안 즈치과기대학 부교수는 양안(중국과 대만) 간 무역의 전환점이 중국의 경제발전이 '뉴노멀'에 접어든 2014년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경제 구조 조정이 계속되면서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토지를 보고 투자했던 대만 기업인들이 인건비 인상과 환경 보호 추세로 인한 운영비 부담에 공장을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옮기기 시작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장 부교수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당시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신냉전'이 이후 기업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중국이 양안 간 경제 무역 관계 강화를 통한 대만 통일을 바라는 것도 일부 원인으로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중국의 투자환경 변화로 인해 노동집약형 산업이 중국 중서부 또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1990년대 중국에 공장을 건설한 가구, 방직 등 노동집약형 산업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2008~2009년부터 이같은 이전 조짐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