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풍속화 미디어 아트로…방패연·레고로 만든 궁중무용 등 전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다양한 놀이 문화를 알리는 특별 기획전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원장 이일열)은 22일(현지시간) 문화원에서 '한국의 놀이' 특별 기획전을 개막했다.
조선시대 풍속도에 나타난 풍류와 전통 놀이부터 현재 한국이 선도하고 있는 e-스포츠, 메타버스 콘텐츠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문화원은 우선 간송미술관과 협업해 혜원 신윤복의 화첩에 실린 풍속화 속 한양의 풍경을 디지털 기술로 되살려 미디어 아트로 만들었다.
작품들을 대형 이미지로 확대해 혜원의 붓 터치를 생생하게 느끼게 하고, 한국문화재단의 가상 현실 영화를 통해 조선시대의 일상을 판소리와 함께 몰입해 즐길 수 있게 했다.
혜원 풍속화의 복제품들도 전시해 미디어 아트 작품과 비교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와 협력해 혜원의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 콘텐츠를 게임화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문화원은 프랑스 국립 기매 동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말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작품 25점도 선보인다.
또 윷놀이, 공기, 팽이 등을 비롯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구슬 등도 전시했다.
리기태 방패연 명장의 작품 10점을 전시해 민속놀이인 연날리기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리기태 명장은 3대째 한국 전통 연을 계승해오고 있는 장인으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전 세계 소규모 장인 공방을 소개하는 '2023 보테가 포 보테가스'에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도 전시된다.
레고 아티스트 콜린 진(소진호)이 레고 블록으로 만든 궁중무용 '포구락'과 '보상무', 한국인의 풍류를 표현한 '학무와 학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식에 참석한 리기태 명장은 "전 세계에 한국의 놀이 문화를 알릴 기회"라고 의미를 두었고, 콜린 진 작가도 "어디에도 없는 한국적인 것들을 전시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 밖에 기획전에는 카이스트·아모레퍼시픽이 공동 연구한 '나의 퍼스널 컬러 찾기' 부스와 e스포츠 전시관 등도 마련돼 있다.
개막식 축사에서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 대사는 "파리올림픽과 연계해 놀이를 주제로 마련한 전시회에서 여러분들이 한국인의 흥을 느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일열 문화원장은 "올림픽도 하나의 놀이인 만큼 그에 맞춰 우리의 전통 놀이를 소개하고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놀이 문화를 보여주려 한다"며 "이곳이 파리의 또 다른 새로운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10월5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개막식에 맞춰 문화원에서는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의 '오방신과' 공연도 펼쳐졌다.
공연을 본 프랑스인 클로에(60대)씨는 "한국의 전통 음악을 접할 기회였다"며 "가사를 더 이해하고 싶어 CD를 샀다"고 말했다.
산디(22)씨도 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엄청난 공연이었다"며 "한국 문화가 깃든 노랫말을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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