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바게리-카니 대행, 최근까지 미국과 후티 문제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대통령 유고에도 이란의 대외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단적인 근거로 외무장관 대행을 거론한다.
이란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직무를 대행할 인물로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부 정무 담당 차관을 최근 선임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지난 19일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숨졌다.
이란의 새 외교 사령탑인 바게리-카니 장관대행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에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이란 기득권 내 강경파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시작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 협상에서 이란 측 수석 대표를 맡았다.
이란핵합의 당사자 중 하나인 유럽연합(EU)이 수년간 미국을 대리해 교섭에 나선 까닭에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친숙하다.
바게리-카니 장관대행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무역로를 위협하는 사태를 미국과 논의한 실무자이기도 했다.
CNN은 바게리-카니 장관대행이 지난주까지도 오만에서 미국 관리들과 간접적으로 만났다고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은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양국 간 협상이나 논의는 오만과 같은 중재자를 통해 셔틀외교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간 바게리-카니 장관대행이 노출한 성향은 이란의 대외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미국 정부 내 공감대에 확신을 더한다.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이란의 대외정책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대리세력 지원을 통한 중동 내 패권주의 등 크게 두 가지다.
바게리-카니 장관은 자위권 확보, 역내 주도권 확대 등 이란의 양대 목표를 위해 최고 권력층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대통령과 외무장관의 급사에도 이란 대외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사고 얼마 뒤부터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이란의 권력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집중돼 있고 대통령과 장관들의 그 기능을 집행하는 수족이라는 성격 때문이다.
전직 정보 분석관인 조너선 패니코프는 "대통령이 영향력은 있지만 모든 사안의 궁극적 결정 권한은 최고지도자가 지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CNN에 "이란이 세계무대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어떤 것이라도 변화를 목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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