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조건에 '3년간 女임금 상승' 포함…日 작년도 실질임금은 2.2% 감소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대형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이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우대해 주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은 여행업체인 JTB에 3년간 80억엔(약 700억원)을 대출해 주면서 남녀 임금 격차를 축소하면 금리를 인하해 주기로 했다.
JTB는 작년도 기준으로 여성 직원 임금이 남성의 61% 수준이었다.
이를 금년도에는 62%, 2026년도에는 66%로 올리는 것이 대출금리 우대 조건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출금리 인하 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닛케이는 "미쓰비시UFJ은행이 임금 격차를 조건으로 이율을 우대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형 은행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기존에 일본 은행들은 탄소 배출량 감소 등을 대출금리 우대 지표로 많이 활용했다면서 "앞으로는 임금 격차 축소 등 사회·기업 통합 지표를 (대출금리 우대 조건으로) 쓰는 움직임이 늘어날 듯하다"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남녀 임금 격차는 회원국 평균인 11.9%보다 두 배가량 많은 21.3%였다.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12.9%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3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 5인 이상 업체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이 전년도 대비 2.2% 감소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실질임금 감소 폭은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2.9%가 줄었던 2014년 이후 가장 컸으며,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있었던 2008년과 같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교도는 "명목임금에 해당하는 현금 급여 총액은 1.3% 증가한 33만2천533엔(약 290만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지만, 엔화 약세와 원유 가격 상승 등 물가 급등에 임금 상승이 미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일본 실질임금은 올해 3월까지 24개월 연속 감소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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