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탐사 보도와 성소수자(LGBT) 콘텐츠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돼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이 마련 중인 방송법 개정안은 탐사 보도는 물론 성수소자, 폭력, 신비주의 등과 관련된 콘텐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2년 제정된 방송법은 2020년 처음 개정 논의가 이뤄졌다가 이번에 개정이 재차 추진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인 단체 등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인 단체들은 법안이 시행되면 언론은 더 이상 부패와 연고주의, 환경 범죄 등과 관련한 폭로 기사를 쓸 수 없게 된다면서 수 십년간 이어진 권위주의적 통치로부터 벗어나며 어렵게 얻은 언론 자유가 이 법안 때문에 손상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저명한 영화제작자인 자코 안와르는 "(성소수자 등 관련 콘텐츠) 금지는 (영화와 출판 등) 창조적 업종 종사자들의 독창성과 언론 자유를 저해한다"면서 이 법안은 위험하고 시행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반발에 법안을 추진 중인 하원 의원들은 법안이 초기 단계로 중도에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한 의원은 "우리가 동성애 혐오적이고 (언론 등에 대한) 감시를 지나치게 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성애가 금기시되고 일부 지역에선 동성애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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