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도 가격 오른다…밥상물가 부담 가중
간장 1위 샘표식품, 내달 중순 평균 7.8% 인상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기자 = 다음 달부터 간장 가격이 오른다.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국민 반찬'인 김 가격이 인상된 상황에서 장류까지 오르며 밥상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국내 간장 시장 1위 업체인 샘표식품[248170]은 다음 달 중순 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릴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샘표 양조간장 501' 가격은 11.8% 올라간다.
샘표식품의 장류 제품 가격 인상은 약 2년 만이다. 샘표식품은 지난 2022년 10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원료비와 제조비 등이 상승했다며 가격을 평균 11.5% 올렸다.
이후에도 재료비와 물류비 등이 계속 오르자 샘표식품은 1년 전부터 가격 인상을 검토해 왔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인상 시기를 늦춰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샘표식품의 지난해 간장 시장 점유율은 소매점 매출 기준 57%에 달한다.
샘표식품은 간장 등 장류를 포함한 단순가공식품에 대한 정부의 부가가치세 면세 조치 때문에 지난 2년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22년 7월 시작된 장류 부가세 면제는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내년 말까지 2년 연장됐다.
업체는 매출세액(물건을 팔 때 소비자에게 받은 부가세)에서 매입세액(사업에 필요한 재료 등을 살 때 판매자에게 낸 부가세)을 뺀 금액을 국가에 납부한다.
그런데 정부의 매출세액 면제 조치로 매입세액을 환급받지 못해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샘표식품은 장류 품목의 부가세 면제 기한 종료를 요구해왔다.
장류 부가세 면제 조치가 시행된 2022년 샘표식품의 매출은 3천712억원으로 전년보다 6.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52.7%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3천834억원으로 3.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11.5% 줄었다.
샘표식품의 매출에서 절반은 장류가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샘표식품에 이어 다른 장류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J제일제당[097950]과 대상[001680]은 내부적으로 가격 조정을 검토해 왔으나, 현재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관계자는 장류 가격 인상과 관련해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랐고 다음 달에도 제품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CJ제일제당, 샘표식품 등은 국제 올리브유 가격 급등에 따라 이달 올리브유 가격을 약 30% 올렸다.
또 김 원초(가공 전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CJ제일제당과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이 이달 초 김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김 시장 1위 업체인 동원F&B도 다음 달 1일부터 김 가격을 평균 15% 정도 올리기로 했다.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비싸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9.1% 올랐다. 신선채소는 12.9% 올랐고, 신선과실은 38.7% 상승했다.
ykim@yna.co.kr,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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