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보고서…멕시코, 작년 中·캐나다 제치고 미국의 1위 수입국 '등극'
USMCA 발효로 美 IRA·반도체법 등 집중 수혜…"韓 기업도 투자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미국이 중국 견제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정책을 강화하면서 멕시코가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각종 인센티브와 북미 공급망 편입을 위해 멕시코 진출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멕시코 니어쇼어링 동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각종 혜택을 받아 지난해 미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작년 미국 전체 수입액 중 멕시코의 비중은 15.4%로, 중국(13.9%)과 캐나다(13.7%)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의 전체 수입량이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멕시코 제품 수입은 증가해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3천200㎞의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북미 및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이자 생산 기지로 불린다. 운송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발효로 멕시코 내 생산품은 북미 생산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관세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Act), 아시아산 수입 비중 축소 등을 추진하면서 멕시코에 이 같은 인센티브가 극적으로 두드러졌다.
이를테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을 결정하는 IRA의 경우 가장 우선되는 조건이 북미 내 최종 조립이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는 미국의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해 멕시코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미국(37.8%)이었고, 스페인(10.5%), 캐나다(9.6%), 일본(8.1%), 독일(6.7%), 아르헨티나(6.2%)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 투자 비중 1.4%로 10위에 올랐다.
멕시코는 현재 산업단지 수요 폭증, 기계장비 수입 증가. 대미 물동량 증가 등 미국의 니어쇼어링으로 인한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정부 역시 니어쇼어링 촉진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 등 중앙·지방 정부 차원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는 앞으로 투자처 다극화로 기존보다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중국, 덴마크, 호주, 한국, 대만을 꼽았다.
특히 한국으로부터의 투자 규모는 69억6천200만달러(약 9조5천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해 현재 멕시코의 10위 투자국에 이름을 올린 한국이 5위 투자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기업의 멕시코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만 해도 미국의 아마존이 49억6천300만달러 규모의 아마존웹서비스(AWS) 관련 투자를 발표했고, 독일 폭스바겐이 9억4천200만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CJ 등 대기업을 포함해 총 2천여개 기업이 멕시코에 진출해 있다.
2020년 1천100만달러에 그쳤던 멕시코에 대한 한국의 신규 투자는 2021년 8천400만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2022년에는 3억9천600만달러 규모로 폭증했다.
최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관광공사, 교육원, 특허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멕시코 신규 진출도 활발하다.
특히 전기차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비하기 위한 라인 개조나 생산시설 신설, 제2공장 설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전력 등 에너지 인프라, 사회간접자본(SOC), 수자원, 치안, 숙련인력 양성 등의 문제점을 투자 저해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인건비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보다는 저렴하지만, 동남아 등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코트라는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겨냥하는 한국 기업들은 니어쇼어링 흐름을 주시하면서 현지화를 통한 안정적 북미 공급망 편입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멕시코 임금 수준은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어서 공급망 리스크 헤징, 북미·중남미 수출 기지 확보 등 더 넓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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