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관광객 유치·공격적 마케팅 검토…한중 항공노선 확대 기대
중국 관광객 쇼핑 트렌드 변화·개별 여행 증가…"돈 더 쓸 수 있는 환경 마련돼야"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강애란 차민지 기자 =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해 시장 개방 분야를 관광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유커(중국 관광객) 본격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국 관광객 소비 패턴이 점차 바뀌고 항공·숙박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더라도 과거처럼 쇼핑에 돈을 많이 쓸 여유가 적을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2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방한한 중국 관광객은 101만5천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03.9%나 늘었다.
중국 관광객은 외국인 관광객 중 일본(66만6천명)을 제치고 1위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회복률이 아직 76.1%에 그쳤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8월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사실상 전면 허용하면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에 대한 빗장도 풀렸지만, 그간 양국 항공 노선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해 중국 관광객도 기대만큼 늘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해 관련 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행과 호텔, 면세, 카지노, 화장품 등 업종은 유커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큰 분야다.
호텔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보면 중국 관광객 회복률이 아직 더디다는 평가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FTA 2단계 협상에 관광 분야가 포함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출국객은 늘었지만, 중국인 입·출국객 숫자는 회복이 안 되면서 면세점도 회복이 더딘 상태"라며 "중국 관광이 확대되면 면세업계도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도 "중국인 방한 관광객 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담을 통해 한중 간 관광 분야 개방·교류를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기로 해 업계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라며 "중국 관광객 증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고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 단체 관광보다 개별 자유 여행이 늘고 국내 숙박·항공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양상에 맞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 호텔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으로 오면 1인당 객실료 예산이 보통 7만원 이하로 5성급보다 4성급 이하로 가게 될 것"이라며 "최근 FIT(개별자유 여행객)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겨냥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면 물론 도움이 되지만 이들이 쇼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요즘 중국 사람들이 와도 예전보다 쇼핑하지 않는 이유는 항공과 숙박이 비싸 여윳돈이 없는 만큼 이런 부분도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단체 관광객처럼 여행경비를 후원받아 오게 되면 구매력이 있어 단체 관광객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 현지 사무소나 국내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중 항공 노선 확대도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계 기간(3월 31일∼10월 26일) 국내 공항에서 일주일에 4천500여회의 국제선 항공편이 운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하계 기간보다 주 520회, 동계 기간보다 주 228회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 주 4천619회의 98%까지 회복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한중 양국 간 관광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원만히 풀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만나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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