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정원 첫 심의 요청 자료 각하했던 것 맞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는 27일 "감사원은 최근 국가보안법 관련 정보 심의지원 업무를 부적절하게 수행했다며 방심위 직원에 대해 내린 부당한 징계처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감사원은 방심위 직원 두 명이 한 사이트의 국보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접속 차단 심의 요청을 받아 처리하는 과정에서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등 2개 정보 통신망의 유통 여부만 확인하고, SK텔레콤[017670]을 비롯한 나머지 7개 통신망은 검토하지 않은 채 각하 처리했다며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이 문제 삼은 국보법 관련 정보는 북한의 '조선관광' 사이트와 민주노총 사이트에 게시된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연대사' 게시물이다.
이에 대해 방심위 노조는 이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보법 관련 정보는 법률에 따라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의 요청이 있어야만 심의 후 방송통신위원회 명령권 행사 등 시정 요구의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조선관광'의 경우 국가정보원에서 유선상 연락은 했지만 즉시 심의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에서 심의요청을 한 후에는 법에 따라 신속하게 심의했다"며 "일부 망에서 문제의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알았음에도 5개월 이상 심의 요청을 하지 않은 국정원에 대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심위 노조는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연대사'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국보법 위반 사례와 다른 쟁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방심위 법무팀, 통신특위, 2곳의 외부 법무법인 자문을 거쳤고 해당 논거를 근거로 심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심위에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 등 주요한 사안들이 발생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감사 결과에는 해당 사안들은 배제 혹은 누락되고 정상적 업무를 수행한 사무처 직원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꼬리자르기식 감사를 한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조선관광' 사이트와 관련해 국정원이 지난해 3월 31일에 기관 공용 메일로 심의 요청 자료를 냈고, 공식 공문은 4월 11일에 보냈는데 그 이전인 4월 4일에 방심위가 이미 각하 처리를 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정원은 다시 5개월 후인 8월에 심의 요청 공문을 방심위에 접수해 심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연대사'와 관련해서도 경찰청과 유선 협의가 이뤄졌었지만 심의가 계속 보류되자 국정원이 재심의 요청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아울러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은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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