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中 '제로코로나' 영화에…中서 "감독은 반역자" 비판

입력 2024-05-27 16:02  

칸영화제 中 '제로코로나' 영화에…中서 "감독은 반역자" 비판
러우예 감독 '미완성 필름', 코로나19 기간 中서 논란된 뉴스·영상 담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감독이 자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조명한 영화가 최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판적인 시선으로 유명한 중국의 러우예 감독이 만든 '미완성 필름'(An Unfinished Film)이 지난 16일 칸 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됐다.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봉쇄 등 중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들을 조명한 영화다.
중국에서는 아직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관련 콘텐츠들이 검열되고 있기 때문에 상영 허가가 날 것 같지 않다고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밝혔다.
영화 대부분은 제작부 한 스태프의 휴대전화 화면으로 채워진다.
해당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관객은 2020년부터 2022년에 걸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 온라인에 올라온 실제 뉴스 보도와 관련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의무 검사와 격리, 엄격한 국경 통제 등에 관한 것으로 이들 중 대부분은 당국 검열로 삭제됐다.
중국 민족주의자들은 러우 감독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당 영화를 만들었으며 중국 인권과 정치 시스템에 대한 서방 비판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약 2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영화 블로거 '홍캉010'은 러우 감독을 '중국의 반역자'라고 부르며 "서방 매체에 우리 시스템을 공격할 먹이를 던져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 당국에 러우 감독을 고발할 것이라면서, 러우 감독이 제작 중인 다른 작품도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캉010 게시글은 수천회 공유됐고 많은 댓글을 모았다.
그러나 러우 감독이 '제로 코로나' 정책이 야기한 비극들의 일부를 생생하게 그려낸 점을 칭찬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를 통해 칸 영화제에서 해당 영화를 관람했다면서 "내 기억과 영화의 묘사가 합쳐지면서 영화가 정서적 힘을 갖게 됐다"고 평했다.
중국의 영화 비평가 '리처드'(가명)는 칸 영화제에서 해당 영화 상영 도중 우한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폭로하고 숨진 의사 리원량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많은 이들이 흐느꼈다고 말했다.
리원량은 '우한 폐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가 처벌받은 지 한 달 후 숨진 안과 의사다.
영화에는 이와 함께 2022년 구이저우의 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이송되던 중 교통사고로 27명이 숨진 사고, 코로나19로 봉쇄됐던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이 숨진 사고와 이후 중국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 행사 등도 담겼다.
SCMP는 "러우 감독 영화가 중국 사회를 크게 분열시켰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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